[사립대 재정운용 긴급점검] 수입 줄여잡고 지출계획 부풀려 5600여억 남겨 예비비 한푼도 안써…고스란히 대학적립금으로 건물구입비도 등록금 산정근거로 포함 악용소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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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26개대 2009년 예·결산 분석 |
주요 사립대학들이 지난해 예산을 짜면서 ‘예상 수입’을 적게 잡고, ‘예상 지출’은 부풀리는 방식으로 수천억원대의 돈을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관행처럼 계속돼온 사립대들의 이런 엉터리 예산 계획은 ‘등록금을 낮추면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는 논리로 이어지고, 남는 돈은 고스란히 ‘학교 재산 불리기’에 사용되고 있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소장 박거용)가 12일 수도권 주요 26개 대학(학부·대학원 재학생 1만명 이상) 누리집에 공개된 예·결산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이들 대학이 지난해 실제 수입에서 지출하고 남은 돈은 831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을 짤 때 수입은 실제보다 낮춰 잡고 지출은 실제보다 많이 잡은 탓에, 연말 결산 때 학교마다 수백억원대의 돈이 남은 것이다.
이들 대학은 지난해 예산안을 짜면서 6조6056억원을 지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막상 결산을 해보니 6조406억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쓰고 남은 돈이 5650억원에 이른 것이다. 특히 교직원 급여에서 934억원을, 장학금·실험실습비 등 연구학생경비에서 888억원을 남겼다. 예비비 718억원도 예산으로 잡혔지만 1년 동안 한푼도 쓰지 않았다. 지출 계획을 의도적으로 늘려 잡는 전형적인 ‘뻥튀기 예산’인 셈이다.
반대로 예산안에서 예상되는 수입은 실제 들어온 돈보다 2668억원이나 적게 잡았다. 그럼에도 대학들은 “돈이 부족해 교육의 질이 낮아질 우려가 있다”는 이유를 들며 주요 수입원인 등록금 인상의 불가피성을 강조해왔다. 결국 지난해 등록금 수입도 예산 계획 때보다 594억원이나 더 걷었다.
이런 방식으로 처음 예산안과 달리 결산 때 300억원 넘게 돈을 남긴 대학이 10곳이나 됐다. 이화여대와 홍익대는 결산 뒤 각각 756억원, 752억원씩 남겨 규모가 가장 컸으며, 서강대·고려대·수원대·연세대 등도 결산 때 500억원 이상을 남겼다.
이 돈은 ‘이월·적립금’ 형태로 각 대학들의 통장에 고스란히 쌓이게 된다. 이번 조사 대상인 26개 사립대학이 지난해 쌓은 이월적립금은 무려 1조1387억원에 달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사립대학들의 이런 ‘엉터리 예산 짜기’ 관행으로 생기는 학생들의 등록금 인상 부담을 줄이겠다며 올해부터 각 대학들이 예산을 짤 때 ‘등록금 산정 근거’를 공개하도록 했다.
하지만 교과부의 ‘등록금 산정 근거’에는 대학들이 건물 구입 비용 등을 포함시킬 수 있도록 돼 있어 오히려 등록금 인상 요인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는 “교과부가 올해 도입한 ‘등록금 산정 근거’를 이들 대학의 2009년 예·결산에 적용해보니, 예산에서는 4740억원이나 돈이 모자랄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산에서는 1797억원이 남았다”고 밝혔다. 교육부의 기준으론 대학들의 이런 관행을 바로잡기에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임은희 연구원은 “대학들이 전년도에 만든 이런 엉터리 예산 계획을 기준으로 다음해 예산을 다시 편성하는 관행을 반복하고 있다”며 “등록금 1천만원 시대에 그 피해는 대학생들이 고스란히 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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